지구는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어제이듯 돌아가지만, 지구인들의 마음은 새해가 되면 괜스레 새로워집니다. 📬 북레터 1월호 🌅
계속 읽고 만들자고, 사랑하러 왔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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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업계 ISSUE 🕊️
🔁 Book Goes 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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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를 “새해 인사 카톡 금지”로 해둔 사람을 봤습니다. 연초가 되면 전단지처럼 뿌려지는 수많은 새해 인사 메시지에 신물이 난 거겠죠. 그럼에도 저는 새해 인사를 전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낡고 낡은 말을요. 물론 마음으로 말입니다. 지구는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어제이듯 돌아가지만, 지구인들의 마음은 새해가 되면 괜스레 새로워집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느때보다 새로운 마음으로 북레터를 준비했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는 낡고 슬픈 말은 출판 업계 사전에서 지워버리겠다는 마음으로요. 그러니 우리 계속 읽고 계속 만들어봅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책 많이 읽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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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B와 YB: 출판, ‘낡았다'는 말로는 전부 설명되지 않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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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휴가를 떠난 월간 『샘터』1970년 4월에 창간된 월간 『샘터』는 2026년 1월호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갑니다. 무려 55년 역사에 쉼표를 찍는 것인데요. 샘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스마트폰이 종이책을 대체하고 영상 콘텐츠의 수요가 활자 미디어를 월등히 뛰어넘는 시대적 흐름을 이기지 못한 데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55살’ 월간 샘터 역사 속으로…내년 1월호 끝으로 사실상 폐간”, 한겨레, 2025-12-10) 이 소식은 자연스럽게 ‘종이 매체의 한계’, ‘잡지의 종말’ 같은 진단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55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단순한 서사로 환원되기는 어렵죠. 모든 콘텐츠 산업이 그렇지만, 특히 출판은 언제나 새로운 형식과 메시지로만 유지되는 산업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정한 형식과 재차 강조되는 가치관을 축적하며, 독자에게는 변하지 않는 기준점이자 지속적으로 찾아갈 수 있는 자리로 기능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샘터의 휴식은 종이 매체와 잡지 출판의 유효성을 향한 의심을 확실시하는 사건이라기보다는, 한 매체가 특정한 시대의 감각과 독서의 트렌드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수행해왔는지 되짚게 만드는 사건에 가깝습니다. 하늘의 뜻을 알게된 뒤로도 5년을 더 보낸 『샘터』. 휴식기 동안 스마트폰과 영상 콘텐츠가 대체하지 못할 샘터 (“샘물이 솟아 나오는 곳”)와 같은 통찰력을 담은 이야기를 담고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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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범상치 않은 하룻강아지
2025년 출판업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출판사 무제는, 높은 인지도의 배우 박정민 대표와 마케터 1인 구성의 소규모 출판사입니다. 하지만 이 흐름을 박정민이라는 이름의 크기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미 충분한 인지도를 확보한 주체들조차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독자에게 도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입니다. (무제의 ‘듣는 소설' 프로젝트는 시각 장애인을 제1 독자로 설정하여 종이책보다 오디오북을 먼저 출간했다. 통상 오디오북은 종이책 출간 이후 선택적으로 출간된다.) (“한강 돌풍, ‘사장님’ 박정민의 실험…작은 출판사·젊은 독자들 통하다”, 한겨레, 2025-12-13) 이는 출판이 더 이상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알아서 전달되는 구조’ 위에 있지 않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이제 출판은 규모와 무관하게, 기획 단계에서부터 도달을 전제로 사고해야 하는 조건에 놓여 있습니다. 대형 마케팅을 할 수 없다고 해서 도달 설계를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원이 제한된 출판사일수록 이 책이 어디에서 처음 보이고, 어떤 맥락에서 소개되며, 어떤 언어로 이해되기를 기대하는지를 더 정교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즉, 더 많은 독자를 상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독자에게 어떻게 도착할 것인가를 분명히 하는 기획입니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특정 인물이나 출판사의 성공담이라기보다, 출판이 놓인 환경 변화에 대한 하나의 힌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 출판이 요구받는 것은 더 크고 빠른 확장이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부터 도달까지를 함께 설계하는 정밀도인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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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다시 책을 찾게 되는 순간들
연말연시가 되면 다이어리 다음으로 잘 팔리는 것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의: 편집자의 착각에 가까운 바람일 수 있습니다). 탄탄한 논리와 깊은 이야기가 수놓아진 여러 장의 종이. 이 종이가 단단히 묶인 책을 매만지고 있으면, 새롭게 시작될 한 해도 책만큼 단단하고 깊어질 것만 같죠. (물론 책을 다 읽는다면, 이 믿음은 어느 정도 사실이 됩니다.)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아보며 다음 선택을 고민하는 시기에 책은 아주 적합한 도구가 됩니다. 새해 트렌드를 예측하는 트렌드 서적들이 특히 핫합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트렌드 서적 열풍이 서점을 뜨겁게 달구는 풍경에 익숙하겠지만, 이는 한국 출판 시장 특유의 문화입니다. 해외 트렌드 전망은 4~5년 주기의 중장기 예측에 집중한다고 해요. 새해가 되면 괜스레 철학서와 역사서에 손이 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겁니다. (“연말연시, 내년을 대비하는 독자들 증가”, 서울신문, 2025-12-05) 당장의 쓸모를 찾기보다는, 조금 더 긴 시간의 좌표 위에서 현재를 바라보고 싶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철학서와 역사서는 빠른 해답을 주지 않지만, 지금의 고민이 결코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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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출판의 또 다른 본질
‘책’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하얀 종이와 검은 글씨, 단단히 제본된 물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것이 책의 전부라면, 출판 업계는 이미 대비상 사태에 들어가 있어야 할 겁니다. 하얀 종이는 스크린에 밀리고, 검은 글씨는 영상과 음성 콘텐츠에 밀리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 책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게 만드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의 이와타 서점의 책 판매 방식입니다. 이 서점에서 운영하는 ‘1만 엔 선서’ 서비스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고객 설문을 바탕으로 서점 주인이 직접 책을 골라 보내주는 서비스입니다. 이때 독자가 구매하는 것은 개별 책의 목록이 아니라, 선택의 기준과 안목에 가깝습니다. (“‘맞춤형 책 추천’ 이와타 서점의 기적”, 한경비즈니스, 2015-12-21)이 사례는 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책은 단지 종이와 글자의 결합물이 아니라, 수많은 정보 가운데 무엇을 고르고, 어떤 순서로 묶어, 시장과 사회에 어떤 맥락으로 제시할 것인가에 대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책을 만드는 일뿐 아니라 책을 고르고 파는 일까지 포함해 출판 전반은 오래전부터 큐레이션의 형식으로 기능해왔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이와타 서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미국의 ‘Book of the Month’, 영국의 ‘The Willoughby Book Club’, 국내의 ‘최인아책방 북클럽’ 역시 많은 책을 제안하기보다, ‘믿을 수 있는 선택’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결국, 책이 계속 만들어지는 이유는 종이를 만들 나무가 아직 남아있어서라기보다, 정보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보 선택을 대신해줄 구조가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와타 서점의 사례는 그 사실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어쩌면 오늘날 독자들은 더 많은 책이 아니라, 무엇을 믿고 읽어도 되는지에 대한 기준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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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줄어들지 않았다, 다만 나뉘었을 뿐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병렬 독서'와 '전자책'이라는 말은 낯설게 느껴지지 않죠. 이러한 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독자만을 상정한 구성, 종이책 중심의 경험만을 기준으로 한 기획은 독서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시에, 출판이 마주한 변화는 독자의 이탈이 아니라, 독자 정의 자체가 더 이상 단수형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알 수 있습니다. 밀리의서재가 분석한 최근 독서 문화는 ‘종이책이냐 전자책이냐’라는 오래된 질문이 더 이상 핵심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독서는 감소하지 않았으며, 전자책·오디오북·웹소설·웹툰 등으로 형태와 방식이 세분화되며 확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1020세대를 중심으로 독서량과 참여도가 증가하고, 독서는 정독 중심의 행위에서 취향 기반·참여형 텍스트 소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밀리의서재, ‘텍텍붐’ 흐름 속 변화한 독서 문화 분석”, 데일리안, 2025-12-16)이 변화가 출판에 곧바로 기회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죠. 독서 방식의 분화는 출판이 더 많은 전제를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만 있을 수도 없죠. 지금 출판이 마주한 과제는 독자를 다시 모으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 독서 경험을 어디까지 ‘책’이라는 틀 안에서 수용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독서가 나뉜 시대에 출판은 확장보다 먼저, 감당 가능한 범위를 다시 설정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는 것 같네요. 이 일이 또 다른 짐이 아닌, 업계와 독자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즐겁고 성공적인 모험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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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추천 도서 송진선, 『드라마 만드는 사람』, RHK
- 인생 드라마 만드는 사람의 일 이야기
- “콘텐츠 기획이란 알고 있는 이야기 속에 ‘한 사람을 향한 나의 시선’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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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추천 도서 제로, 『제로 일기』, 북엔드
- 기록 비기너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기록 방법에 관한 이야기
- “기록은 특별한 사람의 일이 아닙니다. 첫발을 내딛기만 한다면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속도와 형태로 이어갈 수 있는 여정이 시작됩니다.” (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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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현대문학X미래엔 청소년문학상
- 부문: 청소년 대상 장편소설(미발표작)
- 접수 마감: 2026년 1월 31일
- 응모 대상: 제한 없음
- 시상: 대상 2,000만 원/우수상 5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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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창비 스토리 공모
- 부문: 장편소설
- 접수 마감: 2026년 2월 1일
- 응모 대상: 제한 없음
- 시상: 대상 2,000만 원/우수상 5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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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봄, 새 작가: 2026 신춘문예 당선작 모아보기 🌱
겨울 추위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봄처럼 다가온 새로운 이야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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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찾아온 영국의 문화 거장들 🌊
🖼️ <거장의 비밀: 셰익스피어부터 500년의 문학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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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박물관X영국국립초상화미술관 교류기획전
-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전시로, 셰익스피어부터 J.K. 롤링까지 영국 문학 거장 78인의 초상화와 미공개 친필 원고·편지·희귀 초판본 137점 공개.
- 기간: 2025년 9월 30일 ~ 2026년 1월 18일
- 장소: 부산박물관 기획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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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대학로155번길 4, S1 308 0507-1367-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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