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의 오늘을 흔드는 것들, 내일을 지키는 힘 📬 북레터 10월호 🍂 법전은 지고, 요리는 짜고 🧂
|
|
|
출판 업계 ISSUE 🕊️ 법전은 지고, 요리는 짜고 🧂 |
|
|
책을 둘러싼 풍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어떤 전통은 막을 내릴 위기에 있고, 어떤 흐름은 거침없이 새로움을 만들어냅니다. 누군가는 종이 법전 대신 전자기기로 법전을 읽고, 누군가는 POD출판으로 책을 만들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됩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변화와 논란이 교차하는 출판계의 오늘을 짚어봅니다. 오래된 전통이 사라질 위기 앞에서 무엇을 지켜야 할지, 또 새로운 세대의 실험이 어디까지 가능성을 넓혀줄지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
|
|
한 세대 이상 법조계의 상징처럼 자리했던 종이 법전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1959년 첫 출간 이후 지금까지 매년 발간돼 왔지만, 현암사는 수요 부족과 제작난을 이유로 내년도 출간 중단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국회와 법원조차 더 이상 종이 법전을 찾지 않으면서, 2005년 8300부였던 발행 부수는 올해 1800부로 줄어들었습니다.
법조인조차 대부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검색을 통해 법령을 확인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국회·법원도 안 산다… 대한민국서 ‘종이 법전’ 사라지나”, 조선일보, 2025.09.10) “관행적으로 법전을 구입하는 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있었다”는 법원행정처 관계자의 말처럼, 종이 법전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종이 법전의 명맥이 끊긴다는 사실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습니다. 현암사 조미현 대표는 “1959년 ‘백성은 법을 믿고 산다’는 신념으로 시작한 책”이라며, 단순히 조문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법의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하고 체계를 잡아온 것이 법전의 가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66년간 매해 수백 개의 법률 개정안과 씨름하며, 때로는 정권 교체기에 수백 건의 법률을 한번에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백성은 법을 믿고 산다…법전 핵심 가치 여전히 유효”, 법률신문, 2025.09.20) 그는 “절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디지털 시대에도 법률 문화 전승의 사명을 이어갈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종이 법전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 낡고 불편한 도구가 되었지만, 동시에 법률 전체의 체계와 연관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깊이 읽기’의 장치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출판사의 존속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효율’과 ‘문화적 전통’ 사이에서 무엇을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종이책으로서의 물리적 무게와 비용은 부담이지만, 종이 법전이 가지는 가치와 전통이 디지털로 대체될 수 있을지, 출판계와 법조계 모두가 답을 내야 하는 시점입니다.
|
|
|
출판의 진입 장벽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등단이나 출판사와의 계약 없이도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핵심은 주문형 출판(POD·Publish On Demand)입니다. 미리 대량으로 찍어내는 대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책을 제작하는 방식이라 초기 비용이나 재고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이 흐름은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은퇴 후 삶을 기록하려는 시니어들은 도서관과 지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자서전 쓰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POD는 소량 제작이 가능해, 위인전이 아니라도 누구든 자신의 인생을 책 한 권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위인만 쓰란 법 있나요? 내 인생도 책 한 권이죠”, 매일경제, 2025.04.26) 글을 쓰는 과정에서 심리적 치유와 자존감을 얻는다는 참여자들의 경험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서전 한 권이 은퇴자의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10대와 Z세대의 부상입니다. 틱톡에서는 ‘중학생 작가 되는 법’ 같은 영상이 수십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고, 수백 명이 모인 청소년 오픈채팅방에서는 출간 노하우가 실시간으로 오가는 등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6세 백은별은 장편소설 『시한부』로 청소년 분야 베스트셀러 20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앞서 언급한 19세 차정은은 자가출판 시집으로 종합 1위를 기록했습니다. ("미운 '중2병'? 요즘은 '중2작가'도 있다”, 조선일보, 2025.08.08) 표정훈 평론가는 “예전에는 문학적 자격과 등단이 작가가 되기 위한 통로였지만, 이제는 누구나 이야기를 발신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며, 새로운 감각을 가진 세대가 출판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짚었습니다. 출판계는 지금 ‘품질 관리’와 ‘다양성 확장’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습니다. 장르와 형식의 다양성이 폭발하는 현 시점에서, 무엇이 오래 읽히며 살아남을 이야기가 될지는 결국 지금 세대의 독자들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
|
|
쿠팡이 대한출판문화협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1947년 창립된 출협은 4천여 출판사가 소속된 국내 대표 단체입니다.
쿠팡은 그동안 납품가 ‘공급률’을 낮추고 ‘성장장려금’을 요구하는 조건을 내세우며 출판사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협약 역시 이런 비판이 공론화된 뒤 나온 조치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이번 MOU는 새로운 출발선이라기보다는 시험대에 가깝습니다. 출판 생태계의 다양성을 지키려면, 쿠팡이 보여줄 건 선언이 아니라 ‘조건의 변화’입니다. |
|
|
배우 류수영의 요리책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가 예상치 못한 해프닝을 겪었습니다. ‘고추장 버터 등갈비’ 레시피에서 ‘소금 3꼬집’이 ‘소금 3큰술’로 잘못 표기된 것입니다. (“인세만 1억? 류수영 ‘불편 드려 죄송’ 요리책 오류 뭐길래”, 스타뉴스, 2025.09.24) 직접 요리를 따라 해본 독자라면 충분히 당황할만한 실수였습니다. 출판사 세미콜론은 곧바로 정정 공지를 내고 18쇄부터 수정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책 자체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6월 출간 직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4위, 예스24 종합 2위에 오르며 단숨에 주목받았고, 방송에서 “출간 한 달 만에 11쇄를 찍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류수영, ‘인세 1억’ 초대박 요리책…표기 오류 수정 ‘어쩐지 짜더라’”, 스포츠경향, 2025.09.24) 동료 연예인들이 “인세가 1억 원을 넘었다”고 추측할 만큼 흥행도 뜨겁습니다. 일부 오타로 작은 웃음을 샀지만, 실수를 알아차림과 동시에 바로잡은 덕분에 저자가 4년 동안 쏟은 정성과 진심이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요리책은 생활 속에서 직접 검증되는 책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해프닝은 오히려 독자와 저자의 거리를 한층 더 좁혀준 사건이기도 합니다. |
|
|
편집자 추천 도서
황효진, 『일의 말들- 가뿐한 퇴근길을 만드는 감각』, 유유
- 여러 직무를 거쳐온 저자가 ‘일’을 둘러싼 태도와 환경, 성장에 관한 백 가지 문장을 모은 책
|
신간 추천 도서
홍준성, 『우리는 철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엔드
- 소설가이자 철학 연구자 홍준성이 일상 속 경험으로 풀어낸, 깊이 있는 사유의 장을 여는 첫 인문서
- “책이 나오면 몇 권 사서 친구들에게 나눠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철학이라는 학문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이만한 책이 또 있을까 싶다.”
- 김겨울(작가·유튜브 채널 ‹겨울서점› 운영자)
|
|
|
제27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모집분야
- 10-13세 어린이를 위한 동화
- 단편 동화 5편 이상 또는 장편동화 1편 이상의 미발표 창작물 (단편의 경우 30~50매 내외, 장편의 경우 200~300매 내외 / 이 매수는 200자 원고지 기준이며,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접수 마감: 2025년 10월 31일
-
발표: 2026년 1월 2일 문학동네홈페이지
|
제6회 박지리문학상 공모
참신한 소재와 독특한 글쓰기로 인간 본질과 우리 사회를 깊이 천착해 한국 문단에 독보적 발자취를 남긴 박지리 작가의 뜻을 잇는 공모전
- 공모 부문: 원고지 100매 내외 단편소설 3편 또는 300매 내외 경장편소설
- 접수 기간: 2025년 10월 31일
- 응모 자격: 미등단 신인 또는 첫 단행본 출간 5년 이내의 기성 작가
- 발표: 2025년 12월 말
|
|
|
🏡 나만의 애착책을 만나는 독립서점
🖼️ 난나책방
|
|
|
-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이 인생책이나 애착책을 한권이라도 만나기를 바라며 연 서점, 난나책방
- 바로대출 서비스, 난나책방 주최 독서모임 등 여러가지 서비스
- 아기자기한 굿즈와 소품, 독립출판 서적이 특징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