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의 오늘을 흔드는 것들, 내일을 지키는 힘 📬북레터 9월호✨ 스피노사우루스 아이깁티아쿠스는
출판계가 이러길 원하지 않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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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을 둘러싼 환경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세제 개편, 유통 시장의 변화, 도서관의 역할, AI 기술의 도입까지—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이슈가 한꺼번에 밀려오고 있죠. 각각의 사안은 분명 시급하고 중요하지만, 이 모든 흐름을 관통하는 더 큰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책을 어떻게 읽고 있는가?”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제도와 유통, 기술이라는 외부 조건들에서 드러나는 긴급한 과제들을 짚어보면서, 동시에 그 이면에 놓인 더 본질적인 문제인 '책 읽는 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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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세제개편안은 웹툰과 영상콘텐츠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했지만, 출판계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출판콘텐츠 세액공제는 빠졌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출판인회의는 ‘구조적 인식 부족이 드러난 중대한 실책'이라고 지적했죠. 단순히 지원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책의 역할과 가능성 자체에 주목해야 합니다. 책은 문화콘텐츠의 원천이자 지식사회의 필수 인프라임에도, 정부의 관심은 여전히 시장성과 흥행성에 치우쳐 있는 듯합니다.(“출판 외면한 세제개편안… 출판계 “정부 중대 실책” 비판”, 경인일보, 2025-08-05) 더구나 지난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이러한 현실은 더욱 아쉽습니다. 바로 지금이야말로 출판이 지닌 공적 가치와 문화적 기반을 다시 바라볼 때가 아닐까요. 웹툰이나 영상이 꽃이라면, 책은 뿌리입니다. 뿌리를 돌보지 않은 채 줄기와 꽃만 키우는 정책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는 자명합니다. 출판 세액공제는 ‘특혜’가 아니라, 문화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그리고 그 장치를 마련하는 일은 출판계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과제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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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까지 손을 뻗은 쿠팡과 쉽지 않은 예스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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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출판사와의 직거래를 확대하며 도서 유통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쿠팡의 불합리한 요구와 ‘갑질’ 가능성을 우려해 실태조사에 착수했습니다.(“쿠팡과의 전쟁 준비하는 출판사들…출협, 실태조사 시작”, 한국경제, 2025-08-07) 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쿠팡의 ‘30일 이내 무료 반품’ 정책은 도서 콘텐츠의 특성과 맞지 않아 문제로 지적됩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이유로 책을 랩핑해 판매하기도 하는데, 쿠팡은 오히려 그와 반대되는 길을 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교보문고의 매대 장사나 온라인 서점의 광고 의존 구조를 지적하며, 쿠팡이 오히려 출판 유통 혁신의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반면 예스24는 또다시 접속 장애를 일으키며 독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한쪽은 편리함을 무기로 독점적 위치를 향해 달려가고, 다른 한쪽은 기본적 안정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는 것이죠.(“예스24, 2개월 만에 또 먹통…"원인 파악 중"”, 뉴시스, 2025-08-11) 이 두 사례는 출판 유통이 공정성과 신뢰라는 두 축에서 동시에 위기를 맞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독자와 출판사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시장의 균형은 쉽게 무너지고, 결국 독점이나 붕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를 함께 지켜내려는 상생의 구조입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과 읽는 사람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유통망이 없다면, 출판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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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의 자리
사회적 불안정성이 심화될수록 사람들은 책이 있는 도서관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최근 대형 도서관의 ‘핫플레이스화’는 단순한 공간 트렌드를 넘어, 불안한 일상 속에서 도서관이 하나의 도피처이자 안식처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캥거루족·은퇴족의 ‘화려한 도피처’…대형 도서관, 핫플 된 이유", 매거진한경, 2025-08-18) 한편에서는우리의 도피처가 되어주는 도서관의 책을 만드는 출판계는 AI로 인해 인간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거부를 넘어 AI와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는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AI와 출판’을 주제로 한 산업 포럼이 열린 것도 그런 고민의 일환입니다. (“'인공지능과 출판'…내달 3일 출판산업포럼”, 연합뉴스, 2025-08-25) 실제로 예스24는 AI TTS 서비스를 전자책에 도입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죠. 물론 동시에 “누가 창작자인가”라는 저작권 논쟁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가속화되는 사회 변화에서 맞서 출판업계는 불안과 기대를 함께 안고,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균형을 찾기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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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
😵💫책을 읽지 ‘못하는’ 10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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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긴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가 책의 가치를 인정하고, 따라서 책을 읽고자 하는지에 대한 더 근본적인 질문이 남아있습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70%가 책 한 권을 완독하지 못한다고 합니다.(“10대 70%, 책 한 권도 끝까지 못 읽는 시대”, 시선뉴스, 2025-08-12) 이는 세제 개편이나 유통, 플랫폼 같은 외부 조건보다 훨씬 뿌리 깊은 위기입니다. 쿠팡이 책을 얼마나 빠르게 배송하든, 교보가 어떤 매대를 팔든, 예스24가 서버를 안정시킨다 해도—독자들이 책을 끝까지 읽을 가치와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 모든 시스템은 공허한 껍데기에 불과할 텐데요. 책의 가치는 단순히 잘 만들어 많이 팔리는 데 달려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인간성을 지향하고, 이 세계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사라진다면 책 역시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책은 단순한 정보 전달 수단이 아니라, 인간에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도구이고, 한 권의 책을 끝까지 읽는 경험은 곧 자기 자신과의 대화이자, 세대와 사회를 이어주는 다리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출판의 미래는 긴급한 이슈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보다, 책이 인간에게 어떤 존재 이유를 증명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다시 책의 본질을 붙잡을 때, 출판은 단순한 산업을 넘어 삶을 지탱하는 문화적 힘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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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추천 도서
장강명, 『먼저 온 미래』, 동아시아
-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장강명의 화제의 신작
- 알파고가 바꿔놓은 바둑의 세계를 통해 짚어보는 문학계와 여러 업계의 변화
“소설을 쓰는 데 필요한 게 창의성이든 문학성이든 뭐든 간에, 그걸 인간만 가질 수 있다고 말할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 알파고가 주는 교훈이 바로 그것이다.”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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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추천 도서
이피, 『이피세世』, 난다
- 현대미술가이자 도로시아 태닝 상 한국인 첫 수상자 이피의 첫 예술산문집
- 이피의 작품세계를 더욱 농밀하게 조망하는 책
“이십대의 나는 정복자가 되고 싶었다. 무엇보다 미술 관람객들을 정복하고 싶었다. 전시장은 나의 영토라고 생각했다.”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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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신격호샤롯데문학상 공모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열정을 지녔던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뜻을 기리고자 주최된 공모전
- 공모부문: 시, 소설, 수필
- 주제: 자유
- 접수 기간: 2025년 6월 16일(월)~9월 30일(화)
- 응모 자격: 대한민국 국적의 만 19세 이상 ※ 접수 마감일 기준 2026년 8월 30일 이전 출생 자에 한함
- 발표: 2025년 10월 중 롯데장학재단 홈페이지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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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아산문학상
아산을 널리 알리고, 이순신의 난중일기 재조명과 그 문학적 위상을 드높이고자 주최된 공모전
- 공모 부문: 시, 수필, 단편소설, 평론
- 주제: 자유(아산시와 충무공 이순신을 주제로 한 작품의 경우 가산점 1점 부여)
- 접수 기간: 2025년 8월 1일(금)~10월 31일(금)
- 응모 자격: 18세 이상 성인, 등단/미등단 관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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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와 영혼의 허기를 채우는 동네책방"🏡 🍽️ 바베트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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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잼 도시' 대전의 갈마동에 위치한 동네서점 ‘바베트의 만찬’
- 북클럽이 활발히 진행되는 살아있는 책방
- 편안한 분위기 속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독립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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