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독자는 단순히 책을 구매하기만 하는 소비자가 아닙니다.
출판 업계 ISSUE 🕊️
: 독자가 움직이고, 도매가 무너지고, 서점이 큐레이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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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들이 요동치고 있는 요즘, 출판 생태계도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요동치고 있습니다. 책을 고르고 만드는 방식부터, 책이 유통되는 구조, 그리고 그 책을 ‘좋은 책’이라 정의하는 권한까지, 출판 유통의 중심축이 하나둘 바뀌고 있죠.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러한 변화는 바람직한 걸까요? 이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출판의 존재 방식 자체를 다시 묻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 흐름을 읽고 균형 있게 대응하는 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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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가 먼저 외치는 출판
이제 독자는 단순히 책을 구매하기만 하는 소비자가 아닙니다. 원하는 책을 먼저 제안하고, 직접 펀딩하며 출판을 ‘요청'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나 서점의 펀딩 서비스 덕분에, 예전 같으면 ‘안 팔릴 것 같아 출간되지 않았을’ 책들이 이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 겁니다. 흥미로운 건, 이런 책들이 단지 소수의 취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펀딩 목표를 수십 배 초과 달성한 후 베스트셀러가 된 사례도 여럿 있습니다. 독자의 지지로 출발한 책이라는 점은 출판 이후에도 탄탄한 팬층을 만들고, 출판사 입장에서도 초기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좋은 사전 검증 도구가 됩니다. 출판은 더 이상 일방향으로만 이루지지 않습니다. 독자가 작가만큼 책의 시작점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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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플러스’ 파산, 유통 구조의 또 다른 민낯
하지만 반대편에선 위기 신호가 울리고 있습니다. 중견 도매업체인 북플러스가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고, 지난 3월 28일에 파산이 결정되면서 출판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과거 ‘송인서적’ 부도로 인한 대규모 연쇄 피해가 있었기에, 이번에도 유사한 피해가 반복되는 건 아닌지 출판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엔 도매 유통의 구조가 많이 바뀐 덕분에 피해 규모는 과거보다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온라인 서점들이 도매와 소매를 겸하고 있고, 출판사와 대형 서점 간의 직거래도 일반화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하나의 기업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역 서점과 출판사를 연결해주던 ‘중간 유통’의 붕괴는 출판 생태계 전체의 균형에 영향을 줍니다. 도매가 사라지는 만큼, 중소 서점의 설 자리는 줄어들고, 유통은 더욱 중앙화되며, 선택지는 점점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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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책’은 누가 선정하는가
이 가운데, 출판 생태계에서 점점 더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바로 온라인 서점입니다. 최근 알라딘과 교보문고는 각각 ‘21세기 최고의 책’, ‘21세기 클래식 50’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단지 이주의 신간을 소개하는 큐레이션을 넘어, 이 시대의 고전을 선언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실제 효과는 상당합니다. 한 번 이름을 올린 책은 판매량이 많게는 30배 이상 급증했고, 소셜미디어에서도 활발히 회자되며 추가 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서점은 이제 단순한 유통 채널이 아니라, 책의 의미를 구성하는 큐레이터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큐레이션이 모든 출판사에 공정한 기회로 작동하진 않습니다. 대형 출판사나 이미 인지도가 있는 저자의 책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독립 출판사나 중소형 출판사는 상대적으로 선정될 기회가 적고, 독자의 시야 밖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큐레이션이 강화될수록 책 사이의 양극화는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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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중심이 될 것인가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참여형 출판, 도매 유통의 해체, 온라인 서점의 큐레이션 강화. 이 세 가지 흐름은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제 책은 누가 선택하고, 어떤 책이 살아남는가?” 출판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문화입니다. 따라서 이 질문은 단지 시장 논리에 관한 것만이 아닙니다. 지금 출판계는 물리적 유통망과 심리적 독서 권력의 재편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습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그 중심을 새롭게 잡는 일은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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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추천 도서
김소연, 『i에게』, 아침달
- 시 쓰는 것 빼고는 모두 자신 없다고 일기에 적었던, 시를 쓰는 것 말고는 어떤 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김소연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 김소연 시인의 시와 더불어, 시인과 오래도록 함께 한 유희경 시인의 다정한 발문을 함께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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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추천 도서
백온유 외, 『2025 제16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문학동네
- 문학동네에서 젊은 작가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데뷔 십 년 이내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소설 가운데 문제의식을 가장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해낸 작품들을 모아 펴낸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 소화되지 못한 문제의식을 담아낸 작품집이지만, 젊은 작가들을 알리기 위한 상의 취지에 맞게 1년 동안 보급가에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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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문학동네 신인상 공모
올해로 32주년을 맞이한 문학동네에서 문단을 이끌 신인을 선정하기 위해 주최하는 신인상 공모.
- 공모 부문
- 소설: 중단편소설(200자 원고지 기준 80~200매) 2편
- 시: 5편 이상
- 평론: 1편 이상
- 마감일: 2025년 5월 10일(마감일 소인 유효)
- 시상: 소설-1,000만 원/ 시-500만 원/ 평론-5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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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창비 신인문학상
올해로 59주년을 맞이한 창작과 비평에서 문단을 이끌어갈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주최하는 신인상 공모.
- 공모 부문
- 소설: 단편(200자 원고지 기준 80매 내외) 2편 혹은 중편(200자 원고지 기준 200매 내외) 1편
- 시: 5~10편
- 평론: 1편 이상
- 마감일: 2025년 5월 31일(마감일 소인 유효)
- 시상: 소설-1,000만 원/ 시-500만 원/ 평론-5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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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운영하는 북카페 ✨📕
🏝️ 제주시 조천읍 '시인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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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손세실리아 시인이 운영하는 북카페
- 바다가 보이는 고즈넉함, 시인의 다정함, 그리고 책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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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북엔드 info@bookend.tech 대전 유성구 대학로 179번길 7-12, 대전창업열린공간 D3동 2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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