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치당하는 작품들 • 10월 추천도서 • 대산대학문학상 • 위트앤시니컬 외 📬 북레터 10월호 ✨
나 몰래 쓴 내 작품, 불법이 아니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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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몰래 쓴 내 작품, 불법이 아니라고요? 😨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해적판이 난무하던 옛날보다는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 있는데요. 바로 교과서입니다.
교과서에 자신의 작품이 실린다면 어떨까요? 교육에 사용될 만큼의 가치가 작품에 있다는 인정을 받은 기분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교과서는 인쇄 부수도 많으니 저작권료도 많이 받을 것 같은데요. 저작권료로 얼마를 받는지는 뒤에서 말씀드리고 우선 교과서에 작품이 실리는 과정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당연히 출판사에서 교과서에 실을 작품의 작가에게 연락해 허락을 받고나서 저작권료를 지불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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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아닙니다. 출판사는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에 저작권료를 먼저 지급하고, 협회에서 저작권자에게 연락하거나 저작권자가 직접 연락하여 받는 식입니다. 교과서에 실릴 작품의 작가를 모두 찾아 저작권료를 지급하려면 교과서를 만들 시간이 부족해지기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작품이 교과서에 인용되고도 협회의 연락을 받지 못한 작가들이 있습니다.
<댓글부대>, <한국이 싫어서> 등을 쓴 장강명 소설가는 자신의 소설이 교과서에 실렸다는 걸 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확인해 본 결과 총 9건이 교과서에 실렸는데요. 자기 글이 교과서에 실렸다는 걸 작가가 이렇게 늦게 알게 된다는 점에 대해 의문을 표했고, 저자가 신청하지 않으면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는 관례는 부조리하다고 밝혔어요. (중앙일보, 소설가 장강명도 몰랐다...잠자는 교과서 저작권료 매년 수십억, 2024-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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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에서는 저작권료 지불을 위해 법이 정한 5년보다 긴 10년 동안 작가에게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징수한 저작권료와 분배한 저작권료의 차이를 보면 변명처럼 느껴집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게재된 것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 외에도 부조리한 점이 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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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당하는 작품들 🏴☠️
저작권법 제 25조에 따라, 공표된 저작물을 저자의 허락 없이 교과서에 게재해도 저작권료를 지불하기만 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작품이 교과서에 실리길 원하지 않는 작가가 있더라도 무시하고 작품을 게재할 수 있기에 작가에게 굉장히 폭력적일 수 있는 법입니다.
그래도 어쨌든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교과서에 실렸으니까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이니 명예로 받아들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겠는데요. 이에 김영하 소설가는 지난 2010년 블로그에 ‘교과서에 실리지 않을 권리는 없는가?’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소설이 교과서에 실리는 것을 반대하는 글을 올렸고 이후 방송에서도 같은 의견을 냈어요. (문화저널21, 김영하 작가 "나는 교과서 수록을 반대할 권리가 있다", 2010-05-03)
반대의 이유로 "작가가 추구했던 내적 완결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문학은 문장으로 환원되거나 교과서 '저자'들의 맥락 속으로 폭력적으로 편입되고 만다"고 밝혔는데, 김영하 소설가의 말처럼 교과서에는 시를 제외하고는 작품의 전문이 실리기 어려워 조각나기에 명예보다는 멍에에 가깝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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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교과용도서의 저작물 이용 보상금 기준에 따른 저작물별 보상 기준 및 보상금액 (5천부 또는 5천명 기준). 문화체육관광부고시 제2023-2호, 2023. 1. 12., 제정>
문체부에서 정한 보상 기준은 이렇습니다. 한 권당 금액이라면 좋겠지만 5천 부 기준입니다. 출판사의 합리를 위해 작가의 권리가 짓눌리는 것에 비해 작은 금액이죠. 게다가 학령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큰 보상을 바라기는 어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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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명예, 그리고 한 가지 더 🤝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지는 교과서에 작품이 실리는 일은 분명 명예로운, 뿌듯한 일입니다. 그러나 작가에게 헐값으로 떠넘기는, 부득이한 명예는 씁쓸합니다. 교과서에 실린 작품이라는 명예로 포장된 작가의 슬픔은 어떻게 위로받을 수 있을까요? 존중에는 권리도 있지만 의무도 있습니다. 저작권 사용에 대한 정당한 보상도 필요하지만 저작권료만이 아니라 작가에 대한, 작품에 대한 존중도 지급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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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대산대학문학상 공모
교보생명에서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등단 가능한 창작 공모전. 육호수, 김종연, 김연덕 등의 여러 좋은 시인이 대산대학문학상으로 데뷔.
- 공모부문: 시, 소설, 희곡, 평론, 동화
- 공모마감: 2024년 11월 8일
- 시상: 각 부문별 1명 - 상금 700만 원과 해외문학기행 또는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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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경기아트센터 창작희곡 공모
경기도극단에서 레퍼토리 발굴과 연극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를 주제로 주최하는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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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부문: 경기도를 주제로 한 창작 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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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마감: 2024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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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 - 대상 1명 1,000만 원
우수상 1명 5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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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희경 시인이 운영하는 혜화동 로터리에 위치한 시집 서점
- 좋은 시인들의 시 낭독회와 시 창작 강의가 함께하는 곳
- 평론가의 비평이 함께 하는 이달의 시집 운영
- 매달 한 편 이상의 신작 시를 시인에게 청탁하여 그 달에만 공개하는 이달의 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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