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9월호🍁
책 읽을 마음이 커졌어. 막 공룡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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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업계 ISSUE 🕊️
책 읽을 마음이 커졌어. 막 공룡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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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돌아오죠. 그런데 올해는 이 말을 꺼내기가 조금 머쓱합니다. 지난 1년 동안 책은 그 어느 때보다 자주 화제에 올랐거든요. 도서전은 매진됐고, 영화 한 편이 20년 전 학습만화 값을 백만 원까지 밀어 올렸고, 패션 브랜드는 고전 소설의 표지를 가방에 수놓았습니다.
기억하시나요. 올해 6월 열린 제68회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인간 선언' 입니다. AI가 텍스트를 대신 써 주는 시대에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하고, 무엇을 질문할 것인지 두드려 보는 인간. 도서전이 스스로 독서의 본질을 묻고 나선 셈입니다. 18개국 538개 참가사가 416개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약 16만 명이 다녀갔습니다. 규모는 역대급이었는데 주제는 가장 근본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북레터도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자 합니다. 독서 행위는 어디까지 확장되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 확장은 무엇을 남기고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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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합니다 책 안 읽겠습니다...생각해보니 책 읽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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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포엣 코어(Poet Core)'라는 말부터 꺼내야겠습니다. 시인(Poet)과 핵심(Core)을 붙인 말로, 핀터레스트가 〈Pinterest Predicts™ 2026〉에서 올해의 트렌드로 지목한 흐름입니다. 헐렁한 셔츠, 투박한 안경, 가방에 든 시집 한 권. 런웨이에는 '영문과 전공자 룩(English Major Look)'과 '핫한 사서 룩(Hot Librarian)'이 올랐습니다. (출판N, "문학도 패션이다, 포엣 코어(Poet Core)의 부상", 2026.7+8) 해외에서 크리스챤 디올과 코치가 고전 문학을 가방에 얹으며 시작된 이 흐름은, 지난달 국내에서는 편의점까지 닿았습니다. 8월 21일 GS25가 민음사와 함께 낸 빵은 사흘 만에 5만 개가 팔려 약 1억 5천만 원 매출을 올렸고, GS25 전체 빵 상품 중 매출 1·2위를 차지했습니다. 납품 물량의 95%가 소진됐고요. 이 빵 안에는 20종의 랜덤 책갈피가 들어 있었습니다. 북 액세서리 소비도 같이 움직여서, 29CM의 북 액세서리 거래액은 최근 3개월 전년 대비 23%, W컨셉의 독서대·책꽂이류는 6월 이후 215% 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 빵이 뭐길래」 MZ 오픈런…출시 하자마자 매출 1위 오른 민음사 협업 베이커리", 2026.8.26) 책이 읽는 대상에서 입고 드러내는 정체성이 된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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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 달간 가장 핫한 주제 중 하나는 영화 <오딧세이> 였습니다. 그 영향으로 '오디세이'·'오디세이아'가 제목에 든 도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00% 뛰었고, 독서 플랫폼 검색량은 '오디세이' 3.3배, '그리스 로마 신화' 3.6배로 늘었습니다. (뉴스핌, "'오디세이' 열풍, 서점까지 번졌다…관련 도서 판매 600% 증가", 2026.8.20) 20년 전 학습만화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중고 시세는 1만 2천 원대에서 최대 100만 원까지 갔습니다. (머니투데이, "1만2000원 하던 중고가 100만원?…'오디세이' 열풍에 이 책 역주행", 2026.8.20) 예전엔 책이 영화가 됐다면, 지금은 영화가 독자를 책으로 데려오는 입구가 됐습니다.최근 관측되는 독서 트렌드 변화도 있습니다. 이제 독자는 책을 '겪지' 않습니다. 아에 만드는 쪽으로 넘어가고 있죠. 독서 트렌드를 이끄는 20대를 중심으로 '교환독서'가 퍼지고 있습니다. 책의 여백에 밑줄과 메모와 질문을 남긴 뒤 그 책을 친구와 바꿔 읽는 방식이죠. 필사 도서 판매량은 전년 대비 64.7% 늘었고, 필사 관련 신간은 2024년 181종에서 2025년 403종으로 두 배가 넘었습니다. 라이팅 카페 이용 건수는 37%, 이용 금액은 71% 증가했고요. (반론보도닷컴, "[트렌드 인사이트] 책에 직접 댓글 쓰고 서로 돌려본다... 2030 '교환독서' 확산", 2026.8.17) 읽기가 혼자만의 일에서 주고받는 일이 된 겁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간 흐름이 진(Zine)입니다. 직접 쓰고 오려 붙여 만드는 소규모 독립출판물이죠. 서울 하자센터는 진을 "단순한 제작물이 아니라 발언, 기록, 교환, 연결의 형식"이라 설명합니다. (반론보도닷컴, "[트렌드 인사이트] 쓰고 오리고 붙이고...'내가 만드는 나만의 잡지' 진(Zine) 인기", 2026.8.31) 지난달 말 '군산북페어 2026'에는 지난해 140팀에서 46% 늘어난 204팀이 모였습니다. 이틀간 다녀간 사람은 1만 3,930명 입니다. 예전엔 독자가 읽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경험을 만드는 주인공이 되고 있습니다. (내외일보, "책으로 연결된 군산의 이틀… '군산북페어 2026' 성황리 마무리", 2026.8.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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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러한 현상이 출판 시장에 도움이 되었을까요? 이제 생산 현장의 숫자를 볼 차례인데요, 결이 사뭇 다릅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2025년 기준 한국 출판생산 통계'를 보면 신간 발행 종수는 6만 4,991종으로 1.1%, 발행 부수는 7,302만 8,500부로 1.3% 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지난해 신간 발행 '학습서' 쏠림…문학·철학 등은 감소", 2026.5.30)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죠. 문제는 그 증가분이 어디서 왔느냐입니다.발행 부수를 끌어올린 건 사실상 학습참고 한 분야입니다. 학습참고는 종수가 94.9%, 부수가 30.2% 늘었고 평균 정가는 무려 54.8% 뛰었습니다. 반면 학습참고와 언어를 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발행 부수가 줄었습니다. 문학은 종수 비중 22.4%로 여전히 1위지만 발행 부수는 6.0% 감소했고, 2020년을 100으로 놓으면 문학 발행 부수 지수는 71.6까지 내려앉았습니다. 5년 사이 문학책이 세상에 나오는 물량이 3할 가까이 줄어든 셈입니다. 번역서는 9,663종으로 5.8% 줄었고 전체 출판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9%로 2019년 이후 계속 내려가는 중입니다. 책 한 권의 평균 면수도 270면으로 네 면 얇아졌습니다. (프린팅코리아, "2025년 기준 한국 출판생산 통계", 2026년 8월호)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소설은 잘 팔리는데 문학책 발행 부수는 줄고, 해외소설이 12년 만에 1위에 올랐는데 번역서 발행은 줄고, 책은 힙해졌는데 책은 얇아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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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힘들다는 걸 무례하지 않게 말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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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경험이 이렇게 넓어졌는데, 왜 다양성은 좁아질까요. 확장된 경험이 향하는 곳이 대체로 이미 유명한 소수의 책이기 때문입니다. 포엣 코어가 소환한 건 『드라큘라』와 『폭풍의 언덕』, 고전입니다. 스크린셀러가 밀어 올린 건 영화화된 원작이고요. 실제로 예스24 집계를 보면 상반기 해외소설 상위 50종 가운데 31종이 2000년 이전에 나온 고전이었습니다. (채널예스, "2026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동향은?", 2026.6.8) 이 흐름에서 가장 이득을 보기 어려운 쪽은, 아직 아무도 모르는 신간과 그 신간을 만드는 작은 출판사입니다.여기에 원가 압박이 겹칩니다. 이제 500부 오프셋 인쇄조차 작은 출판사에는 도박이 됐고, 그래서 "많이 찍는 출판에서 정확히 만나는 출판으로" 가야 한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장치혁 출판기획자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출판사의 미래 경쟁력은 창고 면적이 아니라 판단의 정밀도에서 나온다." (출판N, "고유가 시대의 출판: '많이'에서 '정확히'로", 2026.7+8)맞는 말입니다. 다만 모두가 정밀해질수록 실험은 줄어듭니다. 검증되지 않은 원고, 신인의 첫 책, 팔릴지 모르겠는 번역서. 다양성이란 원래 그런 데서 나오는데, 지금 숫자는 그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입구는 넓어졌는데, 안방이 좁아지고 있습니다.지난 7월 한 매체가 남긴 문장이 이 지점을 정확히 겨눕니다. "독서가 힙해졌다는 말은 책 읽는 사람이 드물어졌다는 뜻이다. 도서전이 흥할수록 텍스트힙은 제 성공으로 제 발밑을 허문다." (더스쿠프, "텍스트힙? 책 읽는 사람들 책 찍는 사람들 [버즈니스의 실체➀]", 2026.7.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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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래된 질문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인지신경과학자 매리언 울프는 지난 2월 인터뷰에서 AI 확산과 함께 전 세대의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딥 리딩'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AI에 의존하면 그 능력이 상실된다"는 말이 특히 오래 남습니다. (조선일보, "「AI 확산되며 전세대 문해력 저하… 긴 글 읽는 딥 리딩으로 저항하라」", 2026.2.10) 실제로 지난달 말 나온 조사에서는 학부모의 58.2%가 "자녀가 긴 글보다 AI나 인터넷 요약본을 먼저 찾아본다"고 답했습니다. (세계일보, "AI가 요약하고 영상이 설명하고… 디지털 늪에 빠져 [심층기획-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 2026.8.31) 깊이 읽는 능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쓰지 않으면 사라지는 근육에 가깝다는 뜻이니까요. 그렇다면 굿즈를 사고 표지를 찍어 올리는 일은 독서라고 할 수 없을까요. 꼭 그렇게 단정 짓고 싶진 않습니다. 오히려 눈여겨볼 건, 그 확장된 경험이 다시 '읽기'로 되돌아오는 장면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텍스트힙을 반기거나 거부하는 일이 아니라, 넓어진 입구를 좁아진 방과 잇는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굿즈로 들어온 독자를 문장으로 데려가는 것은 이제 출판계가 마주한 일입니다. 도서 큐레이션, 고전으로 시작된 관심을 신간으로 넘기는 연결, 작은 출판사가 실험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제작 지원과 공정한 원가 구조까지 말이죠. 확장은 이미 일어났고, 그 확장을 다양성으로 번역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마침 9월은 '독서의 달'입니다. 올해는 전국 1,572개 기관이 함께 약 1만여 건의 행사를 엽니다. (아시아경제, "「그냥 좋아서(書)」…9월 전국 도서관·서점서 1만여개 행사", 2026.9.1) 올해 독서의 달 표어가 '그냥 좋아서(書)'라고 합니다. 힙해서도, 남들이 읽어서도 아니고 그냥 좋아서. '그냥 좋아서'의 마음이 향할 책이, 올해도 충분히 다양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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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추천 도서
- 독서 즐거움을 선사하는 매혹적 소설
- "수수께끼의 책에서 시작된 기이한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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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추천 도서
이석봉, 『차이나 모멘텀』, 북엔드
- 중국 과학 도약의 본질과 한국의 전략
- "정부가 투자하고, 과학자가 답하고, 국민이 존경한다. 그 존경이 다시 투자를 부른다. 이 순환이 만들어낸 가속, 중국 과학기술 모멘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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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컴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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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시, 산문,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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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 마감: 2026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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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 대상: 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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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 대상 3,0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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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1년부터 자리를 지켜 온,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 책을 경험하기 좋은 공간
- 이용시간: 매일 12:00-21:00
-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55 (누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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