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상의 미래

국내 작가들의 해외 문학상 수상 소식이 꾸준히 들려오고 있는 요즘입니다. 명예와 권위, 역사가 깊은 타국의 문학상을 수상하는 것은 분명 기쁜 일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문학상의 요즘은 어떨까요?

문학사상사에서 운영하는 47년 전통의 이상문학상이 매각 협의중입니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상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자 제정된 이상문학상은 매년 가장 탁월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를 선정하여 상금과 함께 표창합니다. 문예지를 포함한 정기간행물에 발표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상문학상은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과 함께 국내 3대 문학상으로 불리고 있는 만큼 박완서, 이청준, 이문열, 권여선, 한강을 비롯한 좋은 작가들이 수상했습니다.

그런데 이 상이 어쩌다 매각 협의를 해야 하게 되었을까요?🤔

(이데일리, 박완서·이문열·한강 낳은 '이상문학상' 매각 협의 중, 2024-04-24)

📉 운영 적자가 이유

이상문학상 위원회 운영에 드는 비용과 수상자들에게 전할 상금만큼의 책이 팔리지 않는다는 건데요. 일각에서는 국내 독서 인구의 감소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2020년에 있었던 이상문학상 저작권 문제를 떠올리면 문학사상 측에서 독서 인구 감소의 원인을 어느 정도 제공했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난 2020년 김금희 작가의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로 이상문학상 저작권 문제가 비로소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수상작의 저작권을 3년 동안 문학사상사에 양도하고 해당 작품을 표제작으로 한 단편집도 낼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 판권도 아닌 무려 저작권 양도 조항에 작가들이 반발해 김금희 작가뿐만 아니라 연이어 최은영, 이기호 작가도 수상을 거부했고, 2019년 이상문학상 수상자인 윤이형 작가는 심지어 절필을 선언했습니다. 문학사상사는 직원의 착오로 우수상 수삭작에도 해당 조항을 넣게 되었다며 오해라고 해명했지만 더 큰 반발을 낳았습니다. (경향신문, ‘이상문학상 거부’ 김금희 “불공정 계약이 문학사상사 직원 실수? 변명 마라”, 2020-01-07)

이에 많은 작가들이 문학사상사에 대한 보이콧을 이어갔고 문학사상사는 뒤늦게 해당 조항을 수정했지만 이상문학상 저작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문학사상사에서 이상문학상 수상작가들의 에세이를 작가들의 허락 없이 일어판으로 출간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문학사상사는 또다시 직원 문제라면서 사과를 표했습니다. 담당 편집자가 퇴사하면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작가들이 일어판의 존재에 대해 알려와서 그제야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문학뉴스, ‘이상문학상 일어판’ 문학사상 또 물의, 2021-09-01)

어쩌면 당연한 자업자득인 위태로움, 이상문학상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 문예지의 미래

이어지는 것은 문예지 문학사상의 잠정 휴간 소식입니다. 문학사상사에서 운영하는 월간 문예지인 문학사상은 발표할 지면이 부족한 작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요. 운영 적자로 인해 쉬어가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운영 적자는 문학사상만의 문제가 아닌, 국내 문예지 전반의 문제입니다. 문예지는 왜 운영 적자가 날까요?

우선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하는 문예지의 특성 상 지불해야 하는 작가 원고료가 많습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점은 장점이면서도 큰 단점입니다. 원하지 않는 작가의 작품은 건너뛰는 독자들의 입장에선 수율이 좋지 않으니까요.

수익을 내기 힘든 문예지는 후원이나 지원 없이 운영하기 어렵기에 펀딩을 받거나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계간지를 운영하는 창작과비평과 문학동네를 비롯하여 문학과지성사의 문학과 사회, 은행나무의 Axt, 미래엔의 자회사인 현대문학의 월간 현대문학, 민음사의 Littor 등이 대표적입니다. 문예지 운영은 적자를 피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작가의 활동 지원과 책을 출간할 안정적인 작가 확보가 가능합니다.

그외에 출판사가 아닌 개인 창작자가 모여 펀딩을 받아 만드는 문예지로는 독립문예지인 베개, 이제 발간은 끝났지만 성공적으로 운영되었던 비주얼문예지 모티프 등이 있습니다. 지면을 발표할 수 있는 새로운 문예지의 등장은 작가들에게 좋은 자극이 됩니다.

이렇듯 문예지는 부족한 자본과 문학에 대한 넘치는 애정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 애정을 빌미로 작가에게 원고료 없이 작품을 요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작가회의 대전지회 회장을 맡기도 했던 김희정 시인은 그런 곳에는 작가도 작품을 보내선 안되고, 작가에게 단 만 원이라도 원고료를 지급하는 곳에만 작품을 보내야 작가의 처우 개선이 이루어지고 문예지의 질적 수준도 올라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언젠가는 문예지가 후원 없이 작가에게 정당한 원고료를 지급할 수 있을 정도로 자립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 대안 혹은 상호보완, 웹진

문예지는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워 정기적으로 꾸준히 발간되지 못하고 단발성으로 끝나는 아쉬운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문예지의 대안으로 웹진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문장 웹진이 있고,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웹진 비유, 인천작가회의에서 운영하는 계간 작가들, 열림원 출판그룹에서 운영하는 문학 웹진 LIM 등이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문장 웹진은 작가들의 발표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고 문학 웹진 LIM은 문학상을 제정하는 등 작가의 작품활동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문학 작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진을 통해 작품을 접하는 독자들이 늘어나 전통 있는 문예지에 도달하는 선순환을 기원합니다.

백수린, 『폴링 인 폴』, 문학동네

• 소설가 백수린의 첫 소설집인 『폴링 인 폴』 출간 10주년 기념 개정판
• 10년이 흘렀지만 이것은 여전히 폴에 관한 이야기

제 1회 LIM 림 문학상

열림원 출판그룹이 운영하는 웹진 LIM에서 신인 발굴과 기성 작가를 위해 시작하는 문학상

• 공모부문: 단편소설(200자 원고지 기준 100매 내외) 2편

• 공모마감: 2024년 7월 5일

• 시상: - 대상 1편 1,000만 원

  ‘LIM 수상작품집’ 수록

  <문학웹진 LIM> 연재(장편 1편, 단편 3편 이상) 및 개인 단행본 출간

  ▫️우수상 1편 300만 원

  ▫️가작 0편 100만 원

✨ 연남동 독립서점 독서관

• 독립 서점, 독립출판사이자 독립서적 대여관
• 독서관 회원 가입만으로 독립 출판물 대여는 물론 자신만의 독서모임 개설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 가능
• 월화수목금토일 매일 다른 작가의 글이 찾아오는 뉴스레터 요일작가 운영